「내 마음이라, 미안해. ···실례할게.」
〈그럼 평범하지 않은 19살은?〉
ДIИФ ИДGI
언염|藍野 凪|여자|19세|1222|161cm
【특별반 적합 여부 평가 결과】
언염 言染. 말이나 노래 등 성대의 진동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조종한다. 자신의 감정과 소망을 강제로, 그리고 비정상적인 강도로 전염시킨다. 언령과 비슷하나 영능력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 혹은 소망만 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자신이 아플 때는 통증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아프지 않은데 아프게 만들 수 없다. 무언가 명령을 내리고 암시를 걸기 위해서는 아주 조금이라도 스스로가 원하거나 느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사용자의 감정이기에 받는 자의 감정은 중요치 않다.
이론상 한계 없이 쓸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5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훈련을 통해 능력 사용 여부 판단 및 운용을 할 수 있게 됐으나 그 과정에서 일종의 반향이 생긴 탓이다. 상대방을 조종한 시간만큼 극심한 피로와 오감 둔화에 시달린다. 타 영혼의 거부 반응과 자신의 영능력 소모가 극심해서 일어나는 부작용으로, 유소년기에는 능력을 잘 모르는 만큼 쓰지 않아 반향도 적었던 것 같다. 전염시킨 소망과 감정의 종류, 받는 자의 마음가짐과 영능력 사용 여부 등에 따라 반향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다만 현시점에선 어떤 조종이든 5분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피로와 몽롱함에선 말 한마디 뱉는 것도 힘들어한다.
[제한된 문서 : 영능력 사용자와 일부 관련 인원 제외 공개 불가]
…이 말한 것처럼 언염은 청각이 아닌 영혼에 작용한다. 노래와 말은 ‘영능력 사용자’의 집중력을 올려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또한… (중략) …나기를 숙주, 그의 마음을 병원체, 타인의 감정을 감염자로 비유하면, 목소리를 통한 능력 사용은 비말 감염처럼 효과적인 감염 경로일 뿐 유일한 경로가 아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 현재 시점에서는 목소리에 비해 효율과 정확도가 극도로 떨어진다. 추가로 언염을… (중략) …만약 성장할 시간과 마음만 있다면….
【自己紹介書】
- 쉽게 나서고
- 거절하지 않는
- 허점투성이
- 19세. 내기에서 언급한 20살까지 얼마 안 남았다. 유령만 봐도 기절하려던 14살은 깜장이 사료 해치우듯 순식간에 없어졌다. ‘개과천선’ 해서 사랑에 빠지는 일도 고백도 없다. 초등부 시절을 공유하는 일부와 특별반 친구들을 제외하면 점점 새빨간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줄어든다. 겁도 부쩍 없어져서 앞으로 나서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 그래도 아이노 나기. 붉지 않은 얼굴로도 여전히 잘 웃고 묘하게 허술하다. 파도만큼은 아니어도 사랑을 퍼준다. 상대방에게 잘 속으며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도 화를 내지 않는다. 슬픈 영화를 봐도 울지 않으나 타인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 주어진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만 가끔 쉴 때는 쉬어야 한다며 낮잠을 자고, 남한테 상처 주기 싫어해 한참 말을 고른다. 거짓말에 많이 화내는 대신 진실한 말에 기뻐한다. 그리고 타인의 삶에 함부로 왜? 라고 묻지 않는다. 자신의 무지를 안다.
- 여전히 아오모리현의 빵집 ‘라 로즈’의 외동딸. 아버지도 어머니도 탄포포도 그대로며 집이 워낙 멀리 있으니 기숙사 생활을 유지 중이다. 고등부 1학년까지는 방학만 되면 친구들에게 놀러 가자고 했으나, 2학년부터는 결계 연습에 전념하느라 본인도 못 가고 있다. 2학년 여름방학은 도쿄에 사는 큰아버지한테 신세를 졌고 겨울방학은 돌아갔다.
- 취미는 오븐 안의 머랭 구경과 LP판 수집, 낮잠, 영화 감상. 평범한 집의 일반적인 용돈을 받았지만 그래도 LP판이 제법 모였다.
- 특기는 몇 시간이고 멍때리기.
- 좋아하는 것은 소금 주먹밥과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크로와상, 꽃, 검은 고양이, 음악 감상.
- 싫어하는 것은 가창歌唱, 합창부 재입부 권유. 그 외에는 없다. 어떤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
- 오컬트를 살펴봐도 지구멸망에 도움 될 리 없으니 찾아보는 일은 그만뒀다. 공포 영화는 가끔 보는 거 같지만 취미는 아니다.
- 5살 때 처음 알았던 능력은 이제 곧잘 제 것처럼 다룬다. 본인은 여전히 미약한 두려움이 있어 보이나 이제 사용 여부도, 강도 조절도 제 맘대로 해낸다. 중학교 1학년 겨울까지도 제자리였으나 2학년부터 사용 여부를 구분하게 되었고 2학년 말부터 영능력 사용은 물론 조절과 전염시킬 감정까지 거의 완벽히 골라낸다.
- 고등부 1학년부터 서예부에 들어갔다. 진로나 취미와 관계없이 가만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 들어간 거라 서예 실력은 처참하다.
- 합창부는 중등부 3학년 9월에 그만뒀다. 그 해 11월까지 합창부 지도 교사의 끈질긴 재입부 요구에 시달렸으나 부상 핑계를 대며 돌아가지 않았다. 비록 나기가 입은 부상은 부주의로 인한 팔 골절이며 몇 주 만에 완전히 나았지만…. 특별반 친구들도 아닌 평범한 교사에게 ‘결계를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부족하다’ 고 설명할 수는 없으니 그냥 2개월을 도망쳤다. 한 번은 특별반 교실 앞까지 찾아온 선생님을 친구들의 도움으로 벗어났다.
- 불호를 잘 말하지 않으나 사람인 이상 틈이 있다. 쌍성의 운명과 리워야단 얘기를 꺼내면 손을 쥐었다 핀다. 부담스러워하는지,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상대방의 얘기를 막지 않는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 그만큼 결계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밤을 새워가며 노력한 덕에 만들 수는 있으나 ‘대가’를 모르니 영 불완전하다. 특히 유지력이 형편없다.